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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인도에서는 소고기를 못먹는다? 먹을 수 있다!

by 코린디아 2022. 8. 29.

인도는 소고기를 못 먹는 국가가 아니다


인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가 길거리를 걸어 다니는 소들, 도로 한가운데 누워있는 소를 피해 다니는 차들과 같이, 소를 소중히 여기고 신성시하는 것입니다. 인도에서는 소가 신성한 동물이라는 상식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인도는 소고기를 못 먹는 국가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데, 인도 국가에서 소고기를 금지하지는 않습니다. 즉, 인도에서도 소고기를 먹을 수 있습니다.





인도에서 소가 신성시되는 이유


인도 인구의 약 80%가 힌두교를 믿고 있는데, 힌두교에서는 소를 신성시하기 때문에 소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힌두교에서 신성시하는 소는 인도의 혹소인데, 혹소를 도살할 경우에는 처벌을 받습니다. 단순히 힌두교에서 소를 신성시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은 아무래도 조금 설득력이 부족하겠죠? 소가 중요하게 여겨진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원전부터, 소는 우유와 고기를 공급하고 노동력을 제공하는 주요한 가축이었습니다. 인도 지역에서도 소의 수가 재산을 보여주는 기준이 되기도 할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진 가축인데, 그중에서도 암소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우유를 생산하고, 소를 번식시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암소를 보호하려는 사상이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인도의 불교와 자이나교에서 시작된 암소의 불살생이 힌두교와 브라만교까지 전파되었습니다.

힌두교의 3대 신 중 하나인 비슈누의 화신 크리슈나는 암소를 보호하는 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드라(힌두교의 신)가 제사의 제물로 노획한 암소들을 크리슈나가 풀어줘 버리고, 이에 노한 인드라가 소들을 모두 죽이기 위해 내린 홍수를 '고와르다나'라는 산을 쌓는 것으로 피해내는 내용의 신화가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도의 3대 축제 중 하나, 빛의 축제 디왈리가 바로 크리슈나가 인드라에게서 소를 보호해낸 사건을 기념하는 축제입니다. 디왈리는 인도 최대의 축제라고도 알려져 있는데, 그 기원과 암소가 연결되어 있을 정도이니, 힌두교에서 소가 얼마나 신성시되는지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디왈리에 대해서 더 알아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이전에 작성한 빛의 축제 디왈리 관련 포스팅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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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먹는 소고기는?


그렇다면, 인도에서 소고기는 어떻게 먹을 수 있는 걸까요? 바로 80%를 제외한 인구 중에 약 2억 명이나 되는 무슬림들이 소고기를 섭취하기 때문입니다. 이슬람 신자가 가장 많은 단일국 가는 인도네시아(2억 3천만 명)이고, 그다음이 인도입니다. 힌두교도가 대부분이라고 하지만 이슬람교 신도의 수도 무시할 수 없는 수이죠. 



이슬람교도가 먹는 소고기는 대부분 물소(버펄로) 고기입니다. 위에서 밝힌 것처럼, 힌두교에서 신성시 여기는 암소, 인도혹소를 도축하면 처벌을 받기 때문입니다.



힌두교도들은 물소고기도 먹지 않지만, 물소는 암소보다 상대적으로 덜 신성시되고 있습니다.

힌두교에서 염라대왕쯤 되는 신 야마가 타고 다니는 소가 바로 검은 물소인데, 신화적으로 죽음의 신과 연관이 있는 소이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여기곤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물소의 수도 엄청나서, 인도의 가축 소는 암소와 물소를 합치면 3억 두를 넘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인도인들이 소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에, 소고기는 판매하는 식당을 찾아가야 먹을 수 있습니다. 물소고기다 보니 한국인들이 알고 있는 소고기와는 육질이나 맛이 조금 다릅니다.

한우나 미국산, 호주산 소고기와 종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스테이크를 판매하는 스테이크 하우스나 글로벌 프렌차이즈 레스토랑 등을 방문하면, 인도에서도 소고기를 먹을 수 있습니다.



세계 소고기 수출량 1~2위의 인도


인도는 소를 신성시하는 국가인데, 소고기 수출량이 세계 1~2위를 다퉜었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2017년에는 연간 176만 톤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20%를 넘기도 하였습니다. 주로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냉동 육우를 수출하고 있는데, 2018년에는 브라질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2021-22년 회계년도 기준으로는 세계 4위의 소고기 수출국가였는데, 주요 수출국은 이집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이라크 그리고 홍콩입니다. (출처:https://apeda.gov.in/)



인도의 산업통상자원부격인 Ministry of Commerce&Industry에 따르면, 2021-2022년(회계년도기준) 인도의 물소고기 수출총액은 33억4백만 달러(3304.34USD)인데, 한화로 환산하면 현재 환율 기준 4조4천2백70억원정도가 됩니다.



이렇게 수출되는 소고기는 모두 물소를 도축한 것들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약 2억 명의 이슬람교도들이 물소고기를 소비하고, 또 도축해서 수출을 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세계시장 점유율 20%는 '소고기'라는 카테고리에서 언급한 내용이고,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물소고기'의 비중으로 보면 인도에서 수출되는 양이 약 40%를 차지합니다. (2021-22년 기준 43%)



인도의 산업통상자원부격인 Ministry of Commerce&Industry에 따르면, 2021-2022년(회계년도기준) 인도의 물소고기 수출총액은 33억4백만 달러(3304.34USD)



소고기를 둘러싼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갈등


힌두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막강하다고는 하지만, 인도도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고, 이슬람교도들은 소를 신성시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모디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가 소 보호정책을 강화하면서 이슬람교와 힌두교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모디 총리는 힌두교 근본주의를 강조하면서, 강력한 소 보호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암소를 도살하면 징역형을 처벌받던 것을 종신형으로 변경할 수 있는 수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소를 보호하는 정책을 펼치다 보니 힌두교도들 사이에서 물소도 식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과격한 힌두교 신도들은 이슬람교도가 운영하는 정육점에 방화를 하거나, 소를 옮기는 이슬람교도들을 습격하는 등 실제로 사회적인 이슈가 발생해왔었는데, 아직까지 물소의 식용이 공식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전 세계 1~2위를 다툴 정도로 국가에 많은 수출을 발생하는 산업이다 보니, 금지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힌두교와 이슬람교 사이의 소를 둘러싼 분쟁은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인도 정부로서도 잘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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