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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인도 카스트 제도 유래와 계급 총정리 (외국인의 계급은?)

by 코린디아 2022. 9. 26.

카스트 제도 하위 계층의 삶을 찍은 사진
인도 카스트 하위층의 모습

인도의 카스트제도 계급과 기원, 외국인의 위치


인도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단어는 아무래도 힌두교와 카스트제도입니다. 인도 특유의 계급제도인 카스트제도의 기원과 역사, 그리고 외국인이 카스트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정리했습니다. 사실 인도에서는 카스트 제도를 합법화한 적이 없지만 고대 인도에서부터 역사적으로 이어져 온 계급제도는 아직도 인도에 만연해있습니다. 





카스트 이름의 유래


우리가 알고있는 카스트제도라는 이름은, 15~17세기 스페인, 포르투갈인들이 인도와 무역을 하면서 사용한 용어 카스타(Casta)에서 유래했습니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를 그들이 만든 것은 아니고, 인도의 계급제를 서양에서 부르고, 이해하기 위해 붙인 이름입니다.

인도의 계급제는 기원전부터 이어져온 힌두교의 관습입니다. 카스트 제도라는 이름은 인도 문화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붙여진 이름은 아니지만, 약 16세기부터 사용되면서 지금은 인도의 계급제를 부르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인도인들은 카스트 제도를 바르나(Varna)라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바르나의 뜻은 '색깔'인데, 피부의 색깔을 가지고 분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백인에 가까운 아리아인들과 어두운 피부색의 원주민들을 구분합니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서양인에 가까운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 아리아인의 후손이고, 어두운 피부색의 동양, 동남아인에 가까운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 인도 원주민들입니다.



실질적인 카스트제도 자티(Jati)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불가촉천민으로 분류되는 카스트제도는 위에서 말한 바르나를 뜻합니다. 그런데 카스트제도를 인도의 성씨로 분류할 수 있다는 말을 혹시 들어보셨나요? 대부분의 인도인들은 그 사람의 성씨를 들으면 어느 카스트에 속해있는지 추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바로 '자티(Jati)'에 있습니다.



자티란, 인도의 가문이 전통적으로 가져왔거나 가질 수 있는 직업을 의미합니다. 인도는 가족이 매우 중요한 사회 요소로, 가족사업이 아직도 만연해 있는 국가인데, 이것 또한 자티의 영향이 있다고 볼 수 도 있습니다. 각 가문이 역사적으로 영위해온 사업, 직업 등은 바르나에 의해 구분되었고, 긴 시간 유지되어 온 직업들이 각 성씨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유추할 수 있는 기준이 됐습니다.





인도 계급제의 유래


인도의 카스트 제도, 즉 계급제도는 그럼 언제 어떤 이유로 생겨났을까요? 그 기원은 고대 인도에서 시작됩니다. 기원전 3,300년 인도 지역에서는 인더스 문명이 출현합니다.

약 1,600년 동안 강성하던 인더스 문명이 쇠퇴할 즈음, 아리안족이 인도 지역으로 이주해 오기 시작하는데, 인도의 원주민들을 정복하면서 갠지스 문명이 시작됩니다. 인더스 문명과 갠지스 문명이 현대 인도의 원류인데, 그중 더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갠지스 문명이 바로 힌두교를 기반으로 삼았습니다.



힌두교는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4개 계급을 철저하게 분리하고 각자의 역할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카스트 제도에 포함되지 못한 사람들은 불가촉천민으로 분류해 사회 최하층 계급으로 둡니다. 이 교리는, 아리아인들이 인도 원주민들을 지배하는데 매우 효율적인 무기로 이용됐습니다. 4개 계급의 특징은 아래 표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계급 인종 사회적 역할
브라만 아리아인 승려, 제사장
크샤트리아 아리아인 군인, 정치, 군사
바이샤 아리아인 농민, 상인
수드라 원주민 잡역, 하인 등 노예
불가촉천민 원주민 더럽고 힘든 일을 처리


표의 위에서부터 아래로 계급의 높은 정도가 정해지는데, 노예 계급인 수드라와 노예보다 못한 위치에 있는 불가촉천민을 제외하면 아리아인들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즉, 아리아인들은 힌두교의 교리를 통해 원주민들을 사회 최하층으로 위치시키고, 그들의 권리를 보장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도 있습니다.



인도의 계급제가 유지된 이유


아무리 아리아인들의 권세가 막강하다고 해도, 원주민들이 지배를 당하면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것을 가만히 견디기는 힘든 일이었습니다. 분리한 사회계급을 유지할 장치가 필요했는데, 힌두교라는 종교와 맞물리면서 계급제도를 유지할 명분이 생겨났습니다. 그것은 바로 윤회와 '업'이라고 불리는 카르마입니다.



힌두교는 사람이 태어날 때는 모두 업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힌두교의 신들이 내린 업을 충실히 수행하는 삶을 살게 되면, 다음 생에는 더 나은 업을 지닌 채로 태어날 수 있다는 교리를 전파했습니다. 사회적인 계급이 아니라 혈연, 핏줄로 이어지는 인도의 계급은 이런 업을 설명하는데 좋은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지난 생의 공덕이나 잘못으로 인해 현생의 업을 가지고 태어났고, 다음 생에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현재의 계급에 충실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믿음이 힌두교도들에게 받아들여지면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던 원주민들은 그들의 삶을 납득하기 시작했고, 카스트 제도의 상위에 있는 브라만, 크샤트리아 등에 대항할 의지를 상실했습니다.

인도의 국민적 영웅인 간디나 네루, 현대의 모디 총리를 포함하여 많은 인도인들이 카스트제도를 부정하지 않은 이유는, 위에서 설명한 업과 윤회사상에 대한 종교적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천민 출신으로 정치적인 성공을 이루거나 부를 축적하더라도, 그것과 계급은 별개인 것으로 카스트 제도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카스트 제도의 분리


카스트 제도는 각 계급들을 철저하게 분리합니다. 계급은 핏줄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핏줄이 섞이는 것은 교리에 어긋나는 행위가 됩니다. 다른 계급끼리는 결혼도 할 수 없고, 식사나 친분을 쌓는 것도 금지되었습니다. 음식을 통해 하위 카스트의 부정의 업이 옮겨진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현대의 대도시에서는 카스트 제도와 무관하게 직업을 갖고 사회적인 관계를 맺는다고들 하지만, 사실상 아직도 만연해 있는 계급 간 분리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직장에서 낮은 카스트가 높은 카스트보다 직위가 높은 경우, 직상 상사임에도 불구하고 일을 시키는 것이 어려운 분위기가 있습니다.

카스트가 다른 데 결혼을 한 경우, 명예살인을 저지르는 뉴스도 종종 접할 수 있습니다. 천민 사위와 결혼한 딸이 임신을 하자 사위를 청부 살인했다거나, 무슬림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살해를 당한 소식 등을 어렵지 않게 검색해볼 수 있습니다.



이 중 가장 어려운 현실에 처한 계급은 불가촉천민입니다. 불가촉천민은 만지는 것조차 금지될 정도로 업이 낮은 계급으로, 교육을 받을 수도 없고, 일을 한 대가를 받지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아직까지도 인도 외곽의 건설 현장 등에서는 불가촉천민들이 고된 일을 도맡아서 하지만 일당은커녕 그날 먹을 수 있는 음식만 받고 일하는 경우도 만연해있습니다.



1955년 불가촉천민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법이 제정되었지만, 아직도 불가촉천민에 대한 차별은 카스트제도 내에서도 심각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추가로 설명해야 할 것이 있는데, 인도는 카스트 제도를 법적으로 폐지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포스트를 시작할 때 인도는 카스트제도를 합법화한 적이 없다고 기술했는데요, 이 말은 곧 폐지할 수 있는 제도도 없다는 말입니다.



인도의 헌법은 카스트에 의한 차별을 금지할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계급이 다르다고 해서 차별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지 카스트 제도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닌데요, 법적으로는 차별을 금지하고 있지만 종교, 문화적으로 깊이 새겨진 계급 간의 차별을 극복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인도 사회에 만연한 계급간 차별과 분리는 인도가 풀어내야 할 큰 숙제입니다.



카스트 제도 상 외국인의 위치


인도인이 아닌 외국인들은 카스트 제도 계급 중 어디에 위치하게 될까요? 외국인들은 전통성이 필요한 자티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힌두교를 믿지 않는 외국인들에게 피부색으로 계급을 강요할 수 도 없습니다. 인도인들은 외국인을 대부분 크샤트리아 계급의 수준으로 대우하고있습니다.

하지만 피부색에의한 차별이 알게모르게 있는데, 백인들이 좀 더 좋은 대우를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인도에서 외국인들은 돈을 얼마나 가지고있고, 얼마나 소비하느냐에 따라 대우가 달라집니다. 잘 차려입고 깔끔한 모습으로 다니면서 돈을 잘 쓰는 외국인들은 브라만급의 대우를 받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브라만들이 외국인을 브라만과 동급으로 인정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경제적으로 아쉬울 것이 없는 브라만들은, 오히려 카스트 제도에 속하지 않는 외국인들을 경시하기도 하지만, 가족사업과 연관된 외국인들은 극진하게 대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외국인의 카스트 상 위치를 명확하게 분류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카스트 제도는 인도의 사회, 문화적으로 유지되는 것이지 명문화된 규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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